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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grammer Life

취업전선. 신입 S/W 개발자를 위한 이력서 쓰기

요며칠 어쩌다보니, 신입사원 공채 이력서를 내가 검토하는 위치에 올라서고 말았다.

이력서를 보면서 느껴지는 내용과 조언을 좀 적어보련다.

(내 개인생각이므로, 이게 정답은 아니다. 알아서 하시라.)

이 글은 얼마간은 전체적인 취업 시장에, 일부는 특정 소프트웨어 개발자 취업에 소용되는 이야기니까 알아서 읽으삼. (그리고, 중소기업 대상 이야기다.)


먼저, 이력서에 항상 나오는 상투적인 이야기부터 정리하자.

1. 이력서에 먼놈의 어린 시절 이야기는 그렇게 많냐?

나는 어디서 태어나서 부모님과 행복하게 (또는 어렵게) 살아왔으며, 어찌어찌하여 대학교를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군대도 다녀왔지요.

이런 이야기 누가 읽을까? 신입사원 이력서를 보면 거의 100% 이렇게 시작한다. 성장배경이라는 타이틀하에.


그게 그렇게 중요할까? 난 별로라고 생각된다. 어짜피 다들 고생해서 대학교 가고, 군대갔다가 오고.

자기네 집이 유복하거나 가난하다거나, 어려운 시절을 보냈다거나, 형이 많다거나 하는게, 과연 이력서에 적합한 내용일까?


미국의 경우는 이러한 개인 이야기를 물어보지도 않을뿐더러, 잘못물어보면 벌금물게된다. 인종차별이니, 성적 차별이니 등등으로. 물론 국내에 100% 적용되지는 않는다.


내 경우는 이런 내용은 읽는데 단 5초도 소비하지 않는다.


2. 전 회사에서 일 잘할거에요.

누가 회사에서 일 못할려고 회사 들어오는 사람있나? 다들 잘할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회사에 잘할거라는말은 좀 줄여써도 될 것 같다.


여기에 항상 나오는 말들이 또 있다.

팀웍을 중시하며, 서로가 서로를 어쩌고. 적극적으로 일을 찾아서하며, 최선을 다하며, 맡은 일은 끝까지 잘해나가며.


좋다. 누가 그렇게 하기 싫어하는 사람 있으며, 그렇게 안하면 회사에서 받아주기는 할까? 그리고 그걸 특히 신입사원에 경우는 어떻게 평가해야할까?

나는 이력서만 봐서는 절대로 모르겠다.


3. 군대이야기는 왜그리 많으냐?

특히 전산 관련 전공이라서 그런지 군대 전산병, 행정병했다는 이야기는 왜그리 많은가?

행정병을 하면서 군대내에 SQL과 홈페이지를 관리했으며, 이로 인해서 전산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럼 군대 안갔다가 왔으면 전산 안할려고 했나? 전공 바꿀라고 했나? 대학교 전공은 이미 컴퓨터 전공하고 있으면서 어쩌라고?

그것도 한두줄도 아니다. 군대이야기는 주구장창 쓴다. 많이 쓰는 경우는 거의 10줄 가까이 쓰더라.

줄여라. 어짜피 군대에서 뺑이친거 다알고, 워드나 파워포인트의 대마왕이된건 알고 있다. 그렇다고, 그게 그렇게까지 큰 경력이 될까?



왜 이렇게 상투적인 내용을 줄여라고만 하는가?. 그럼 멀쓰란 말인가?라고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을 위해서 한가지 말해주면.

이력서 한장 보는데 몇분의 시간을 들일까?  A4용지 한장 검토하는데 잘해야 30초밖에 시간 안준다.

나같은 경우는 경력의 경우, 경력사항을 먼저 들여다보고, 그다음에 자기 소개서를 읽는다. 신입사원의 경우 자기소개서부터 읽는다. 그런데, 그러다가 도저히 답 안나오면, 도대체 뭐하는 사람이었나 싶어, 학교랑 학점, 자격증 같은거 본다.


당신이 이력서를 아무리 잘 쓰셔도 30초 이상의 시간에 모든 것은 결정되기 마련이다. 그런데, 그 30초를 쓰잘데기 없는 성장배경이나 잘할거에에 자화자찬에 소비하는게 얼마나 무의미한가? 나중에는 해깔린다. 누가 글짓기 잘하나 이런 느낌마저든다.


30초를 공략해야한다. 30초를 늘여서 1분만 담당자를 잡아둘 수만 있으면, 일단 서류 전형은 100% 통과이다.


그럼 이제부터 조언을 좀 해보자.


1. 제말 취업 공고부터 좀 읽고 이력서 쓰자.

취업 공고애는 분명히  C/C++ 사용 가능자라고 적어두었는데 갑자기 JAVA 관련된 이야기만 주구장창 나오면 짜증이 날까 안날까? 윈도 어플리케이션 짤 줄 아는 사람 뽑는다고 그랬는데, 홈페이지 잘만들어요. 하면 뭐라고 해석해야하나?

분명 홈페이지 만드는 팀도 인력 모집 공고가 나갔는데. 잘못지원한거 아냐? 이걸 그쪽팀에 넘겨줘? 귀찮다. 그냥 "드롭".


최소한 자기 소개서에는 공고에 나온 내용에 집중해서 내용을 쓰자.


2. 누가 그 이력서를 볼까 생각해보자.

우리같은 중소기업에서는 인사담당자가 서류검토 안한다. 당연히 그 인력을 뽑고자하는 팀의 팀장 또는 선임개발자(담당자)가 이력서를 검토한다. 그리고, 1차 면접도 이력서를 본 사람이 면접을 주도하게 된다.

그럼, 담당 팀장은 어떤 사람일까를 생각해보자. 머리속에는 오늘과 내일 해야할 일들이 담겨져있고, 인력이 모자라서 빨리 뽑아서 일시켜야 된다는 생각만 들어있다. 그런 사람에게 저 잘할것 같애요. 근데, 지금까지는 해놓은게 없어요.

뭐, 어쩌라고.


실질적으로 담당 팀장이 재미있어할만한 내용을 좀 집어 넣어라.

좀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주까? 저 학교 다닐때 모바일 프로젝트 해봤는데, 그때 사용한 플랫폼이 리눅스였다. 그런데, 네트워킹 드라이버 찾다가 약 3개월 해매다가, 어떤 유명한 오픈소프 프로젝트에서 소스코드 받아서 컴파일해서 올렸더니 성공했다.

개발자들은 좀더 재미있있어할거다.


3. 눈길을 좀 끌어라.

저의 좌우명은 "일찍일어나는 새가 먹이를 먹는다"와 같은 말들과 성장배경 같은 서술형은 누구나 다 써먹는 일이다.

쓰지마라. 눈에 안들어온다.


개발자들이 글쓰기 못한다는건 익히 알려져있는 사실이다. 물론 아닌 경우도 있다.

글쓰기 못하면, 글쓰는 걸 돌아가면 된다.

"머머 했으니, 머머했고, 그래서 이랬으니, 저렇게 되었다. 그래서 난 참 멋진놈인 것 같다."

 이렇게 쓴 글은 전혀 머리에 안들어온다. 특히 나처럼 약간의 난독증(?)이 있는 사람은 더욱 그렇다.


차라리 이렇게 쓰는게 더 도움이 될지 모른다.

1. 재학중 연구 프로젝트

a. 리눅스를 이용한 모바일 프로젝트

3학년 재학도중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과목의 팀 프로젝트로, 리눅스 커널 2.6.18 기반의 커스터마이징 커널과 xxx사에서 나온 h1211 보드를 이용하여 진행함.

최종 목표는 모바일 파일 시스템 제작이었으나, 완전하기 끝내지못하고 종료함,


특수문자 (인용기호[', "], 특수문자[*,-,#]) 등을 최대한 이용하고 말재주 없으면 뭐, 뭐 했음.하고 짧게 끊어라.

그게 간결하고 다른 사람과 달라서 차라리 눈에 띈다. 눈에 오래 잡히면 그게 승리의 길이다. 헛소리나 뻥을 많이 안쳤다고 가정하고 말이지.


4. 전공 경력에 대해서 좀더 자세히 기술해라.

저는 php로 웹도 해봤고, VC++로 학교 텀프로젝트도 해봤어요.

누가 해보지 말래나? 그리고 이것저것 많이한거 자랑이다. 좋다. 하지만, 그게 자랑일까? 정말 니가 잘하는게 php인지 VC++인지 어떻게 알려줄건데? 둘다 해봤으니 둘다 잘한다고?

그말은 뻥인거 당신도 잘 알거다. 둘다 맛만 봤겠지.


차라리 나는 학교 다닐때 자료구조를 매우 관심있게 들었고, 그래서 텀프로젝트 기간을 이용해서 특정 자료구조를 직접 구현해봤다라던가, 영상 코덱에 관심있어서 H.264/AVC와 ffmpeg 등의 소스 트리를 분석해봤다던가.하면서 전문 용어를 썩어쓰는게 효율적이라고 본다.


아까도 말했지만, 이력서 검토하는 사람이 인사팀이 아닌 담당 실무 팀장이다. 당신이 하는 이야기의 95%는 이미 알고 있다.


5. 쓰잘데기 없는 자격증. 정말 필요할까?

우리회사의 경우는 영어에 대한 제한이 없으며, 이력서에 영어 성적을 넣는 란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있어도 안본다.

대신에 자격증에 대한 부분은 있는데, 여기에 쓰잘데기 없는것은 않는것이 도움이 될 지 모른다.

운전면허 넣는 사람은 못봤지만, 워드프로세스 자격증, 정보 검색사 자격증. 이딴거 왜따는지도 모르겠지만, 넣지마라. 그냥 이력서 칸 매꾸기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뿐이다.


오죽 적을게 없으면, 그렇게 적을까하는 느낌이 들정도다.


추가적으로, OCP, CCNA, MCSE 같은 자격에 대해서는 나 스스로 의문이 든다. 내가 학교 다닐대 이미 OCP와 MCSE 공부를 했었고, 일부 자격은 합격 직전까지갔었다. 그래서 아는데, 이거 완전 인플래다. 학교에서 열심히 안놀았다는건 알겠지만, 과연 도움이 될까?

그거 공부할 시간에 차라리 텀프로젝트나 열심히 뛰지.


6. 첨부파일도 적절히 활용해라.

이력서 양식이 없는 회사면, 자신이 가진 최고의 이력서를 만들어놓은게 있을거다. 이력서 양식이 있거나 온라인에서 입력 받는 회사의 경우에는 적혀 있는대로만 적고 만다.

하지만, 당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더 있을거 아닌가?


초반에도 이야기했지만, 30초의 벽을 넘기 위해서는 다양한 시도를 해야한다.

별도의 양식이 있는 경우나 온라인으로 입력받는 회사에서도 보통은 별도의 포트폴리오 첨부파일을 허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럼, 여기 첨부파일에 자신이 가장 자신있는 부분에 대한 내용을 PPT로 정리해서 첨부하면 된다. 뭐, 학교 다닐때 프로젝트 했으면, 해당 프로젝트 결과물을 캡쳐하는 방법도 좋고, 사업 제안 비슷한걸 만들어봐도 좋다. 아니면, 자기자랑 한번 신나게 해보시던가.

이력서 검토하는 입장에서는 첨부파일을 대강이나마 한번 둘러볼거고, 그럼 관심이 생길거다. 그럼 일단 1차 면접까지는 올 수 있을거라본다.


7. 솔찍해저라. 제발.

이력서를 나도 쓸때 느끼는거지만, 과장하고 포장한다. 어쩔 수 없다.

하지만, 너무 많은 과장과 포장은 자신을 들어내지 못하는 결과를 만들어내고, 나가 아는 그들중에 하나로 보이게 만든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경력이 없으면, 없음을 솔찍히 말해라. 대신, 왜 내가 경력이 없었는지 소명은 해야지? 대기업 갈라고, 아니면 공무원 시험준비한다고 전공은 손 놓았다. 대신에 영어 접소는 죽여주지 않느냐? 한번 뽑아봐라.


경력이 있으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한계와 목표를 분명히 이야기해라.

"전 개발자로 평생 살고 싶어요." 이건 목표아니다. 다들 똑같이하는 상투적인 말이다. 나도 개발자료 평생 살고 싶다. 일해아 먹고 살지. 치킨장사하고 싶은 사람 얼마나 되겠냐?

현재까지 C++을 도전해본 결과, 5천라인 정도의 프로젝트밖에 제작이 불가능했다. 네트워크 프로그래밍은 채팅 정도는 짤 수 있으나, 안정성에 대해서는 자신이 없다. P2P 프로젝트에 대해서 관심이 있으니, 기회를 달라. 등등.



이제 긴 글을 접고. 전체적으로 한마디만 하자.

4년 대학교 다니면서 도대체 뭘 한거야? 전산 전공이면, 전산이라도 제대로 한번 파봤어야하는거아냐? 근데, 이렇서 보면서 파봤다는 사람은 한명도 못봤다.

그러면서, 청년 실업 이야기하는건 좀 어불성설이라고 난 생각한다.

(욕얻어먹을 이야기라는건 알지만, 좀 한심해서 한마디한다.)


하여간, 취업에 성공하삼.



출처: http://parkscom.tistory.com/1167111262 [삶이란 그렇고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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