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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grammer Life

학부 시절 팀 프로젝트를 할 때의 마음가짐

[출처] : http://sharingxpertise.com/10175873888


학부 시절 실습 수업, 공모전, 졸업 작품 등으로 팀 단위로 프로젝트를 하는 경우가 많다. 

옆에서 지켜서보면서 성공하는 팀과 실패하는 팀의 다양한 사례를 보게 되었다.

 

나도 팀 프로젝트를 했었지만, 학부생들의 어려움을 아주 잘 알고 있다.

 

잘하는 친구들이 모여서 팀을 이룬다고 성공하는 것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못하는 친구들이 모여서 팀을 이룬다고 실패하는 것도 아니었다.

 

학부 시절의 팀 프로젝트 경험은 생각보다 어마어마한 자산이 된다.

자신은 어떤 사람인지 한번 확인해 봤으면 좋겠다.

 

내가 생각하는 팀 프로젝트를 할 때 추천하고 싶은 방법에 대해 나열해 보겠다.

 

1. 실력을 떠나 프로젝트 리더를 해보자.

 

일단 리더를 하게 되면 생각해야 할 일이 많아진다.

 

리더를 하게 되면 다음과 같은 경험을 얻을 수 있다.

첫째, 자기소개서에 쓸 에피소드가 늘어난다. 팀 프로젝트가 성공하든 실패하든 리더이기 때문에 마음이나 경험으로 여러가지를 느끼고 행동하게 된다. 이것을 통해 다양한 일들이 발생할 것이다. 자기소개서 정말 쓸  글감들이 늘어날 것이다.

 

둘째, 실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높일 수 있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거 해와라 저거 해와라 시킬 수도 있고, 자신보다 나이많은 사람에게 또는 적은 사람에게 이것 저것 부탁 및 회유 등을 할일들이 발생한다. 약속 시간 잡는 것부터 스케쥴 관리까지 여러가지를 신경쓰게 되는데 처음으로 이런것을 해보면 여러가지 실수를 하게 된다. 화를 내서 더욱 상황을 악화시키기도 하고, 믿고 맡겼다가 낭패를 보기도 한다. 이런 경험들은 상황이 종료되고 뒤돌아 보았을 때 자신을 성찰해 보면 너무도 많은 자산이 쌓인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조심해야 할 것은 몇몇 사람들 때문에 사람들 전체는 게으르다던가, 자존심만 세기 때문에 못해먹겠다던가 하는 식으로 극단적 판단 해선 안된다. "돌아이"를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을 그 사람에 맞게 칭찬해주고 압박을 해가며 컨트롤 할 수 있는 사람이 진정한 리더이다. 고생은 하겠지만 정말 값지다. 대학 등록금의 가치를 하는 일이라 생각한다.

 

셋째, 고생을 한 리더일수록 자신이 조원이 되었을 때, 팀에 임하는 자세가 다르다. 이것은 인문학적으로 보자면 공감대 형성 능력이 보다 증가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리더의 고충을 이해하기 때문에, 어떤 시킨 일이나 시간 조율에 대해 그 마음을 누구보다도 잘 알기 때문에 참여하는 태도가 남다르다. 물론 제대로된 리더 경험을 하지 못했다면, 이젠 니가 한번 당해봐라하는 식으로 리더가 알아서 하겠지 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하지만 그 어려움은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결국 팀을 위해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이 예전 보단 생겼다는 의미이다. 이렇게 되면 팀의 효율이 높아지고 팀 프로젝트가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져 자신에게 도움이 된다.

 

2. 자신들의 능력을 과대평가하지 말자.

 

이 의미는 프로젝트의 난이도를 낮추자는 말이 아니다. 너무 낮추면 팀 프로젝트를 완료할 수는 있어도 남는게 거의 없다. 조교 및 교수님께 수준이 맞는지 확인해 보자. 어느정도는 하고싶은 욕심을 넣는 것도 좋다. 안전하게 가는 것는 정말 최악의 선택이다. 이렇게 하면 실력으로도 남기기 어렵고 괜히 여유부리다가 실패하는 확률도 더 높아진다. 그리고 이때 아니면 언제 실패를 경험해 보겠는가? 장학금도 중요하지만 정말 어려운 것을 하지 않는 이상 적당한 난이도에 도전해 보자. 

 

여기서 능력을 과대평가하지 말라고 한 이유는 일반적으로 프로젝트를 너무 늦게 시작한다는 의미이다. 자신을 과대 평가하는 것인지 해낼 자신이 높을 수록 시작이 늦다. 경력이 거의 전무한 상태인데도 시작을 늦게 한다는 건 실무자 입장에서도 리스크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어떤 팀은 스터디를 한 후에 개발을 시작한다고 한다. 스터디는 개발과 같이 병행하지 않으면 거의 의미가 없다고 보면 된다. 스터디를 제대로 하면 모르겠는데, 일주일에 한 두번 만나서 준비해온거 발표해보고 심지어 안 해오면 대충 넘어갈 수밖에 없다. 시간이 정말 없는데 이런식으로 1~2주 날라가고 흐지부지 해지다가 중간고사 끝나고 기말 다 되어서야 어영부영 시작한다. 그래놓고 발표할 때, 시험 준비하느라 시간이 없다고 말한다. 시간이 촉박해지니 리더는 더 닥달하고 조원들은 반발하고 결국은 남는 것 없이 상처만 남고 끝나기 일수다.  

 

겸손하게 최대한 빨리 시작하자. 코드 한 줄이라도 오픈 소스를 옮겨놔도 일단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진행이 되어야 한다. 이렇게 하면 대체로 중반 넘어가서 설계가 잘못된 것을 알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기도 하는데, 최종 발표 몇일 남겨놓고 이런 사태가 발생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 잊지말자. 초심자면 겸손하게 실수와 실패가 있을 것을 받아들이고 빨리 시작해서 나름 노하우를 누적하자. 

 

3. 다른 조원을 크게 신뢰하지 말자.

 

이게 참 애매하다. 왜냐하면 이 의미는 나조차도 신뢰하기 힘들다는 뜻이다. 학부때의 팀 프로젝트는 정말 개발경력이 있는 사람들이 아니면 3개월내에 프로젝트를 끝낸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안다.  

 

일반적으로 팀이 만들어지면 다음과 같은 경우 중 하나가 대부분이다.(조원 4명기준)

- 한 명 정말 잘 하는 친구가 있고, 나머지는 부족하다. : 이렇게 되면 잘하는 친구가 회의의 결정권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 친구가 리더일 확률도 높다. 헌데, 생각보다 이런 팀에서 그 잘한다는 친구가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팀은 정말로 한 순간에 무너진다. 나도 이걸 수습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는데 조원들이 멘붕 상태이기 때문에, 전원이 모두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 모두 잘 못한다. : 일반적이다. 그래서 이런 팀은 서로 리더가 되길 꺼려한다. 그런데 의식이 있는 친구가 있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서로 못하니 이번 기회에 잘 해보자는 친구들이 있다면 이 팀은 잘 될 확률이 높다.

- 모두 잘한다. : 거의 없다. 7년동안 120팀 중 한 번 봤다. 프로젝트는 완료 했지만, 생각보다 질이 낮아서 굉장히 실망한 경험이 있다. 한 팀 밖에 없어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일반화 시킬 수가 없다.

 

어떤 경우든 자연스럽게 어떤 한 친구에게 쏠림 현상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신뢰는 줄 수는 있으나 그 친구가 모든걸 해내리라는 환상을 갖지는 말자. 팀이 잘되기 위해선 내가 잘해야 한다. 내가 잘하면 전체가 잘해진다.

 

4. 리더의 말을 잘 들어주자.

 

스케쥴 잡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이야기 한다. 영어 학원, 과외, 아르바이트 등 다양한 이유들이 있다. 모이는 횟수가 적을 수록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하면 된다. 커뮤니티, 이슈 트래커, 소스 관리 툴을 이용해 원격으로도 충분히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리더가 여러가지를 정하고 제시할텐데 하기로 한 것이 있다면 정말 잘 따라주어야 한다. 만약 아니라고 생각하면 정해지는 과정에서 충분히 의견을 제시하자. 시간 없다고 회의에 참석하지 않아 놓고는 정해진 사항에 대해 불만을 가지는 친구들이 있다. 분명 회의 시간 정할 때도 자신이 오케이를 했을 것이다. 그 경우가 아니면 피치못할 사정으로 빠질 수는 있다. 그렇다면 안건을 충분히 듣고 자신의 의견을 내놓고 회의 중에 이 의견이 안된다고 하면 전화로도 확인은 가능하다. 정해진 사항에 대해선 불만 갖지 말자. 회사에 들어가면 상사의 말에 입 꽉 다물고 있어야 하는 상황들이 많다. 하지만 여기선 충분히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다. 아니 해야 한다. 선배라서 나보다 잘해서 같은 건 의미가 없다.

 

5. 투덜 거리지 말자.

 

꼭 한명씩 투덜이가 있다. 자신은 투덜이가 아닌가 생각해 보자. 회의 중에 반대는 할 수 있다. 하지만 진행 중에 불만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불평 불만은 특히 리더에게만 이야기하는 것은 조율을 위해 필요할 수 있지만(너무 많은 건 문제지만), 대부분은 다른 조원한테 하는 경우가 많다. 그 다른 조원이 만만하기 때문에 그런 경우가 많다. 잘하는 사람이 리더면, 불만 표시하기도 왠지 겁이 난다. 자신은 혹시 그런 비겁한 일을 하고있지는 않은지 반성해 보자. 나도 처음에는 그랬다. 그런데 리더 한번 해보니 많은 것이 성숙해 졌다.

 

6. 자신의 평판을 완성하자.

 

위의 모든 것은 바로 자신의 평판을 완성하기 위한 길이다. 자신은 어떤 사람인가? 프로젝트 팀을 자유롭게 짜게 만들면 자신을 찾는 사람이 있는가? 그것이 나의 평판이다. 내가 모르는 사람과 팀을 짰는데 그 사람이 "야호"하고 좋아하는 경우가 있었는가? 실력이 좋으면 재밌게도 나를 그 사람을 모르는데 그 사람은 나를 안다. 이게 참 무서운 것이다. 내가 프로젝트를 실패하면 그리고 그 실패 이유 중에 내가 원인이 되는 행동이 있었다면, 사람들이 그것을 알게되고 계속 자신을 꺼릴 것이다.

 

이러한 평판은 학부 3학년 말 졸업 작품 팀을 만들 때 드러난다. 졸업 작품은 졸업이 걸린 일이기 때문에 친하다고 같은 팀이 되길 원하지 않는다. 친하지 않아도 실력 좋은 사람과 하고 싶어 한다. 졸업 작품 팀을 만드는데 자신을 찾는 사람이 많거나 주변에서 나를 의지한다면 학부 생활을 잘 해왔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이런 친구들은 팀원을 결정하는데 다양한 옵션이 생기게 된다.

 

평판이 최고조로 가면 아르바이트가 들어오기 시작한다. 전혀 모르는 선후배 동기들이 어떻게 나를 알고 연락이 온다. 아는 사람이 아르바이트를 부탁하면 함부로 소개 시켜줄 수가 없다. 아르바이트를 소개시켜 주는 사람은 자신의 인적 네트워크를 과시(?)하기 위해서라도 잘하는 사람을 소개시켜 준다. 그런 일에 연락이 온다면 평판을 매우 잘 형성했다고 생각하면 된다.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다양한 인간사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서로 공감하고 서로 위하고 서로 노력하면 어려움을 잘 극복할 수 있다. 자신이 손해난다고 생각하며 빼지말자. 퍼준다고 생각하자. 당장은 손해처럼 보이지만 나중에 크게 돌아올 확률이 높다(돌아온다는 보장은 물론 없다.).  

안 돌아와도 어떤가. 계산하지 말자. 이런 부분에 대해선 선한 마음을 갖도록 노력하자. 최소한 인간관계는 좋아질 것이다. 모든 조원들이 그런 헌신하는 마음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면 실패하라고 해도 실패하기가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