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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grammer Life

석사 과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

[출처] : http://sharingxpertise.com/10175456624


나는 2년 휴학을 포함해 6년만에 학부를 졸업할 수 있었다.

공부에 뜻이 없었기 떄문에 석사로 간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다.

 

그러다 4학년 때 회사와 병행해서 일을 했었는데, 카삐삐삐 공학박사 분이 연구소장으로 오셨다.

 

그 분과 대립에 연속이었다. 기본적으로 그 분은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이론적으로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나는 학부도 수학과이기 때문에 컴퓨터 과학에 대한 이론이 많이 부족했다.

 

하지만 3년간의 프로그래밍 경험이 있었다.

그것으로 대기업 직원들과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도 실무적으로 밀리지 않았다.

 

하지만 연구소장님을 설득하기는 부족했다. 나중에 깨달은 것이지만

무언가 서로 간에 접근하는 방법 자체가 달랐던 것 같다.

 

석사과정을 수행하면 다음과 같은 것을 얻을 수 있다.

 

1. 대기업 및 국가 연구소에 지원할 수 있는 자격이 생긴다.

학부 4학년이 되면 취업에 대해 여러가지를 알게 될텐데, 그 중에 R&D 부서가 있다.

취업 설명회의 멘토의 어떤 분은 학부생은 R&D 부서에 지원하지 말라는 말도 했다.

 

실제로 대부분 대기업의 R&D 부서나 연구소가 학부가 지원하지 못하는 경우는 없다.

하지만 합격이 힘들다고 보면 된다.  왜 그럴가? 내 생각은 "연구하는 법"을 모르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어떤 특정 주제의 일을 추친할 때 학부생은 오픈 소스와 기존에 있는 것들을 중심으로 구글링을 한다.

하지만, 제대로 석사 과정을 수행했다면, 최신 기술 동향 및 논문을 중심으로 구글링을 할 것이다.

 

이것이 별것도 아닌 것 처럼 보이지만, 이런 경험을 아예 해보지 않으면 무언가 대단한 것 같아 접근하기가 두렵다.

 

연구소는 사용자들이 사용하는 것을 만들기보다는 몇 년후에 사용할 최신 기술을 연구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래서 시간에 쫓기거나 데드라인 및 클레임을 당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 반면 상여금이 낮은 편이다.

 

보니까 초봉은 좋은데 올라가는 것은 조금 더딘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여건과 능력만 된다면 자신이 프로젝트 생성할 수도 있다. 조금 편안하기 때문에 매너리즘에 빠질 수도 있긴 하다.

 

2. 글쓰기 실력이 향상된다.

석사 과정은 겨우 2년 밖에 되지 않는다. 대형 프로젝트면 1개 작은 프로젝트 2-3개 정도하면 2년이 그냥 지나간다.

우리 연구실에서는 프로젝트를 정말 많이 한 적이 있었는데, 내 후배가 5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하고 졸업했다. 

(이 경우 취업이 정말 잘 된다.) 

 

프로젝트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제안서"를 작성해야 한다. 그리고 중간보고서, 최종보고서 등 각종 보고서를 작성한다.

그리고 논문을 작성해야 한다. 석사과정부터는 본격적으로 공대생의 글쓰기 경험이 쌓이기 시작한다.

 

실제 미국에서 학부 졸업 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능력이 무엇인지 조사한적이 있다고 한다.

2위는 전공 능력이었고, 1위는 압도적으로 "보고서 작성" 능력이었다.

 

미국의 유명 공대에서는 각 학부생과 1대1로 대학원생이 붙어 글쓰기 훈력을 시켜준다.

이러한 글쓰기 훈련 시스템이 가장 잘 된 곳이 바로 하버드라고 한다.

 

자기소개서 같은 경우에는 읽기나 할지 의문이겠만, 면접볼때나 실제로 마지막 최종적으로 선발할때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각 연구소에서 팀장들이 TO가 있는 경우 일일이 최종 심사에서 자기소개서를 보고 뽑는다고 한다.

 

오타, 말투, 말이 안되는 어법이 보이면 내용도 보지 않고 거른다고 하니 글쓰기의 중요성이 더욱 중요하다고 하겠다.

 

3. 연구 능력을 가질 수 있다.

제대로 석사 과정을 다니게 된다면, 제안서나 논문을 작성하면서  

여러 자료를 찾아보고 정리하고 아이디어를 다듬고 구현해 본다. 

 

구현해가면서 아이디어를 다시 다듬고 이것을 글이나 말로서 발표한다.

 

하나의 아이디어가 나오기 위해서는 매우 많은 input이 필요하다.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한 과정을 거치게 된다.

내가 세계 일등은 아닐지라도 그 분야에서 지식을 흡수하고 발산하는 능력이 생기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하는 능력을 가지게 되면, 다른 기술을 습득할 때도 이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그래서 어떻게 연구하는지를 습득하면 다른 연구를 하는 것이 두렵지 않고 내가 무엇을 해야할지 길을 찾을 수가 있다.

 

이를 통해 비로소 공부할 것이 정말 끝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4. 전공지식을 다듬을 수 있다.

논문을 작성하기 위해서는 전공지식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기본이 정확하지 않으면 논리를 펼수 없기 때문이다.

대충 알았던 내용도 자신이 글을 쓸려면 계속 확인하게 된다.

 

대학원마다 다르겠지만, 졸업하기 위한 전공 종합시험이 있어 학부때 배웠던 전공을 다시 공부할 필요성이 있다.

 

나는 컴퓨터과학은 부전공으로 하고 대부분 실무 경험만 있었기 때문에 이론이 약했다.

대학원 들어와서 운영체제, 네트워크 등 주요 과목들을 원서로 정독했는데 이것이 정말 큰 자산이 되었다.

 

이것만으로도 대학원을 들어온 가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학부 졸업 후 바로 취업하지 않고 석사과정을 가서 잃게 되는 것은 무엇일까?

 

1. 많은 비용이 발생한다.

석사 장학금이라는 시스템이 있는 학교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카이스트가 있다.

기숙사 생활이 맞는 사람도 있지만 맞지 않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수도권 사립대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데(물론 나처럼 능력이 안 될 수도 있지만),

등록금이 정말 비싸다. 프로젝트를 잘 따내는 연구실로 들어가면 등록금을 대부분 커버할 수가 있다.

 

하지만 그 만큼 힘들다. 프로젝트 하나당 인건비를 계산하는데 우리때는 석사가 150~200만원 정도로 기억한다.

프로젝트 하나를 하면 100% 인건비를 잡지 못했고 최대 50%정도 설정할 수 있다.(수치가 완전히 정확하지 않아 죄송하다...)

 

그리고 프로젝트 비가 그렇게 높지 않아 연구실이 사람이 많으면 30%정도 인건비가 잡히면 잘 잡힌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프로젝트 3개이상을 하면 100%를 채울 수 있다. 공대생 대학원 등록금이 요즘은 600이 넘으니까 3개월 정도

프로젝트를 하면 등록금을 충당한다.

 

하지만, 생활비도 만만치 않아 집에서 지원없이 여유롭게 살기는 힘들다고 보면 된다.

조교비로 용돈을 조금 보탤 수는 있지만, 친구들이 취업해서 돈 잘벌고 밥사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참 힘들 것이다.

 

방금 언급한 경우는 연구실이 잘 돌아가는 경우이다. 가난한 연구실도 많은데 이런 경우 학자금 대출을 받아야 한다.

여러 장학금을 알아봐서 등록금을 채운다고 하지만 2년동안 2천만원이 넘으니 만만치 않다.

 

2. 연구실 선택을 실패하면 정말 아무것도 남지 않을 수 있다.

리스크가 가장 큰 부분이 바로 연구실 선택이다.

 

내가 생각하는 경력에 도움안되는 위험한 연구실은 다음과 같다.

 

교수님들중에는 정교수가 되셔서 프로젝트나 논문 실적에 관심없으신 분들이 있다.

이 상황에서 연구실 중 리더마저 없으면 정말 시간많고 밤새도록 게임만 하다가 졸업한다.

 

특히 굉장히 좋은 대학이거나 전통있는 연구실도 이런 경우가 있으니 잘 알아봐야 한다.

자대생이 아닌 경우는 이러한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으니  

목표 대학에 다니는 친구나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충분히 알아봐야 한다. 

 

- 능력 좋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석사가 할일이 없다.

이 경우에는 아마도 프로젝트는 잘 따낼 것 같다.

 

능력이 좋은 박사들이면 프로젝트를 많이 수행할 것이니 이름은 올라가서 이력서에 올릴 한 줄은 생기겠지만,

정말 허드렛일만 하다가 끝날 수도 있다.

 

영문 번역, 심부름, 복사 등 정작 프로젝트의 중요한 코어보단 다른것만 하다가 끝날 수도 있다.

능력 없는 박사들이면 더욱 골치 아프다. 급이 더 낮은 허드렛일을 시킨다.

 

그래서 박사들이나 연구실 사람들이 능력이 있고 없고 보다는 지식의 공유가 잘되고 있는 연구실을 찾아야 한다.

 

자신의 지식을 언제든지 공유하고 알려주려고 하는지 그리고 때로는 자신들이 박사를 계급으로 생각하고

모르는 것은 가르침을 받을 준비가 되어 있는지 알 필요가 있다.

 

그래서 연구실을 알아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학부 연구생으로 그 연구실에서 직접 생활해 보는 것이다.

한달만 경험하면 답이 나올 것이다.

 

 

학부 4학년이 되면 대학원을 진학해야 하는지 너무도 많은 고민을 할 것이다.

만약 더 공부를 하고 싶은데 단순히 돈 떄문에 취업을 하는 우를 범하진 말자.

 

대기업에 다니거나 경력을 한참 쌓고 있다가 대학원을 가시는 분들이 종종 있었다.

 

어떤 분은 직원들 눈치때문에 야간 대학원을 다니고 있지만 일도 안되고 공부도 안되서 스트레스만 받기도 했고,

하고싶지만 아이들 양육에 중간에 포기하시는 분들도 있었다.

 

어떤 후배는 2-3년 대기업 경력을 쌓다가 너무 공부를 하고 싶어 돈과 경력을 포기하고 대학원을 진학하기도 했다.

 

취업해서 나중에 석사를 하겠다는 것은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다.

혹시 지금이 적기가 아닌가 생각해보자.

 

반대로 만약에 공부에 뜻이 없는데, 취업이 안되서 대학원 진학할 사람들이 있다면 반대하고 싶다.

이런 경우는 적응을 정말 못한다.

 

자신보다 어린 친구가 석사 선배로 있을 수 있고 적게는 2-3명 많게는 20-30명의 사람들과 계속 2년을 지내야 한다.

(출근 9시 퇴근 6시가 되는 연구실은 거의 없을 것이다.)

 

계속 붙어 있으므로 정말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침대가 있어 숙식을 연구실에서 하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바로 위에 교수님이 계시니 시스템이 수직구조가 아니라고 해도 수직구조 일 수밖에 없는 것이 대학원이다.

 

내가 가는 연구실의 홈페이지를 보고 어떤 연구를 했는지 꼭 확인하고,

너무나도 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와서 대학원을 진학했으면 좋겠다.

 

그러면 너무 재밌고, 알아가는 재미로 인해 힘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나만의 논문을 작성하여 졸업하게 될 것이다.